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는 무관하게 취업 전망이나 성적,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학과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학과조차 정하지 못한 채 고민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꿈을 찾으라는 조언은 입시라는 현실적 압박 속에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상황에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의 조언을 소개하려 합니다.

◆ 진로 탐색은 어떻게?

진로 탐색이 어려운 이유는 직업 자체를 찾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진로를 설계할 때는 명사형 직업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그 과정에 집중하며 동사형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어"라는 목표를 세운다면, 의사나 간호사뿐만 아니라 구급대원이나 상담사와 같은 다양한 직업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을 좋아한다면, 선생님이 되어 학생을 가르치거나 기업에서 멘토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직업보다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맞추면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립니다. 직업이 아닌 일의 본질에 집중하며 동사형 꿈을 가지는 것을 추천합니다.

◆ 진로 탐색의 과정을 겪지 못한 학생들

서울대학교는 국내 최고의 대학이지만, 이곳에서 학생들의 진로 상담이나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꿈의 대학에 진학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나 선생님에 대한 깊은 원망을 품고 있는 학생들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의 원망은 일종의 배신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청소년기 동안 "이 시간만 참으면 대학에 가서 고생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랐지만, 막상 마주한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청소년기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죠. 입시부터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이들의 뜻에 따라 선택하면서, 진로나 직업을 주도적으로 탐색할 힘을 잃게 된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호사스러운 고민"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매우 현실적이고 진지한 문제입니다.

◆ 학업과 진로 탐색의 균형

결국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기회비용은 발생하며, 입시와 진로탐색 중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상당한 용기를 요구합니다. 제도적으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직업 세계에 일찍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스터고등학교'와 같은 학교들이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미리 탐색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부모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좋은 직장을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입시에 몰두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위권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각자의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입니다. 상위권 대학에 입학해도 학점 경쟁과 취업 경쟁이 끝없이 이어지며, 세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된 진로 교육과 경력 개발의 구조를 인정하고, 자녀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