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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자녀들 두신 맘 분들
좋은 글귀 보고 마음 다잡으시길 바라며 ^^
수평적 관계와 수직적 관계
아이가 경험하는 최초의 사회는 가정이고, 최초의 인간관계는 부모와 맺습니다. 그리고 학교와 유치원과 같은 교육기관이라는 사회에서 선생님과 친구들과 인간관계를 맺게 되지요.
친구와 친구의 관계를 수평적 관계라고 한다면 자녀와 부모,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로 보는 것은 예를 중시하는 유교적 한국 문화에서 나오는 진부하고 고루한 것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요즘 육아와 양육지침은 아이처럼 소통하라고 하는 견해가 우세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인생을 먼저 살아온 사람으로서, 보다 많은 경험을 해본 입장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교사는 학생에게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수평적 관계가 아닌 수직적 관계에서 부모가 자녀를 이끌어 나가고,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독재자형 부모와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직적 관계에서 이끄는 것이 판단력이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훨씬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공감도 그렇습니다. 수직적관계에서의 공감과 수평적관계에서의 공감은 달라야 합니다.
수평적 관계의 공감은 감정의 공유
친구가 눈물 흘리며 슬퍼할 때에, 옆에서 같이 울어주는 것
친구가 상처로 아파할 때에, 옆에서 같이 아파해주는 것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는 것,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
이것이 친구와 친구, 수평적 관계에서의 공감입니다.
© Alexas_Fotos, 출처 Pixabay
수직적 관계에서의 공감은 감정의 해석
아이가 속상해서 흐느낄 때에, 엄마도 함께 흐느껴 운다면
아이가 함께 우는 엄마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요?
학생이 눈물을 흘리며 억울함을 토로할 때, 선생님도 함께 운다면
학생이 함께 우는 선생님께 의지할 수 있을까요?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의 수직적 관계에서의 공감은
수평적 관계인 친구사이의 공감과는 달라야 합니다.
감정을 해석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잘 모릅니다. 감정의 해석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엉엉 울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표현을 합니다.
감정의 해석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화가 났다, 서운하다, 속상하다, 슬프다 등의 표현이 나오질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른이 대신 감정을 해석해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대신 해석해주어야 하고, 교사는 학생의 감정을 해석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수직적 관계에서의 공감입니다.
수평적 관계에서 공감이 감정의 공유라면
수직적 관계에서 공감은 감정의 해석입니다.
© geralt, 출처 Pixabay
아이의 감정을 해석해주세요.
엉엉 우는 아이의 감정은 가지각색입니다.
분노, 슬픔, 억울함, 황당함, 비참함, 참담함, 아픔, 짜증등등 울음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습니다.
화나서 울고, 슬퍼서 울고, 억울해서 울고, 황당해서 울고, 짜증나서 울고, 아파서 웁니다.
울음의 색깔이 바로 감정인데, 그 색이 워낙 다양하니 본인도 모르고, 주변 사람도 그걸 모를 때는 서로 황당하고 답답합니다.
© TeroVesalainen, 출처 Pixabay
쟤 왜 우는 거야?
너는 맨날 우니?
또 울어? 왜 또 그래?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아이는 감정의 해석능력이 떨어집니다.
자신의 감정의 색깔을 알지 못하니, 옆에서 부모가 해석을 도와야 합니다.
"엄마.. 우아앙앙앙. 엄마 재훈이가 나한테 앞으로 너랑 친구 안하겠대.."
"어머 그래.. 아이고 마음 상했겠네. "
"우아앙앙앙 어.. 나 정말 속상해... 걔가 다른 애들한테도 쟤 나쁜애라고 같이 놀지 말라고 했어. "
"그래? 다른 친구한테도 그렇게 말했다고? 정말 황당했겠네. 둘 사이 일이면 둘이 해결해야지, 다른 친구들에게까지 연결시키니 너로서는 황당하고 어이없는 게 당연해."
"어 진짜 어이없어 걔..그게 모냐고.. 내가 그냥 웃은건데 자기 비웃는다고 그러고, 그것도 어이없는데, 다른 친구들한테 나랑 놀지 말라고 하고.. 아 진짜 황당해.. 으아아아앙 "
이렇게 감정의 해석을 도와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감정을 알아차리게 되면, 감정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 joffi, 출처 Pixabay
몸이 아픈데 왜 아픈지 모르고 괴로워하다가
독감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주사를 맞고 약을 먹으며 아픈 걸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요.
평정심을 가지세요.
아이의 감정에 함께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엄마.. 우아앙앙앙. 엄마 재훈이가 나한테 앞으로 너랑 친구 안하겠대..걔가 다른 애들한테도 쟤 나쁜애라고 같이 놀지 말라고 했어. "."
"어머.. 무슨 그런 말이 다있어? 걔 진짜 웃기는 애다. 그때 우리집에 놀러왔던 애 아니야? 그때도 예의가 없더라. "
우는 아이의 감정에 몰입이 될 때가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가 울면 마음 아프거든요. 아이의 슬픔에 함께 빠져서 같이 울기도 하고 어떤 때는 화를 내기도 하지요.
저 또한 아이가 억울한 일을 겪었을 때 너무 화가 났어요. 아이보다 제가 더 억울했습니다.
내 아이가 잘못한 거라면 야단을 치겠는데, 그게 아니었고, 제가 들어도 너무 아이가 억울한 게 이해가 가는거죠. 진짜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아이의 앞에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답니다.
억울함과 슬픔에 우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목놓아 울고 싶었지만, 이를 물고 참았어요.
얼마나 이를 악 물고 감정을 눌렀던지, 그날 두통약을 먹고도 잠을 못 잤답니다.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어요.
아니, 평정심을 잃은 것을 아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정확합니다.
왜 그랬냐구요?
내가 평정심을 잃으면 아이가 기댈 곳이 없으니까요.
내가 더 억울해하면 아이의 억울함을 나눠주지 못할테니까요.
내가 감정에 휩쓸리지 않아야 허우적대는 아이를 슬픔의 파도에서 꺼내줄 수 있으니까요.
아이의 눈물에 대처하는 엄마의 자세
아이가 울더라도 엄마는 담대해야 합니다.
아이가 괴로워 하더라도 엄마는 담담해야 합니다.
엄마가 평정심을 가지고 있을 때, 비로서 아이를 슬픔의 파도에서 꺼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는 담담한 엄마에게 감정을 나눌 수 있고 의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 나누는 것, 공유하는 것
그래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는 것은
친구가 해주는 공감입니다.
엄마의 공감은, 선생님의 공감은
평정심을 갖고 아이의 감정을 해석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염려 마세요.
감정의 해석을 기반으로 아이는 그 감정을 다루어가기 시작합니다.
친구와의 수다가 아이와의 대화보다 즐거운 이유
친구와의 수다가 아이와의 대화보다 즐거운 이유는 뭘까요?
친구는 수평적 관계이기 때문에 맞장구만 쳐주면 됩니다.
"어 마저마저~"
"헐~ 대박!!"
"진짜, 뭐 그런 사람이 다 있니?"
추임새를 넣어가며, 메아리로 화답하는 수다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이처럼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는 수평적 관계의 공감은 쉽습니다. 또 즐겁습니다.
아이와의 대화는 어떤가요?
"엄마, 이슬이가 나한테 놀기 싫대.. 엉엉엉. 이슬이 나쁜애야. 없어져버리라고 할거야"
"어 마저마저~"
"헐~ 대박!!"
"진짜, 뭐 그런 애가 다 있니?"
이런식으로 맞장구 쳐줄 수 없네요..ㅜㅜㅜ
친구와의 수다처럼 메아리로 화답해준다면 편하겠지만, 그럴 수가 없지요.
맞장구 쳐주었다가, 내일 학교가서
"이슬이 너 없어져버려!!"
"너 나쁜애야"
"우리 엄마도 너 나쁘다고 뭐 그런애가 다 있냐고 했어"
이렇게 말하고 다닐지 모릅니다.
귀로 들은대로 입으로 옮기는 게 아이들이니까요.
옮기지 말아야 할 말을 걸러내는 거름망이 아이들에게는 없으니까요.
이래서 수직적 관계에서의 공감은 수평적 관계에서의 공감보다 어렵습니다.
분별력 없는 아이들의 감정을 구분해주고
분별력 없는 아이들의 말을 구별하여 판단해주고
바람직한 반응을 이끌어주어야 하니까요.
이거 내 삶에서 내가 하는 것도 어려운데,
아이의 삶에 눈높이를 맞추어서 가르쳐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제발 알아서 좀 했으면 좋겠지요.
13년차 교사인 저도, 교사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도 이것이고
9살 아이 엄마로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엄마 노릇과 엄마 코스프레 사이
제가 억울해 우는 제 딸 앞에서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참느라 두통약을 먹고도 잠을 못잤다고 했지요?
제 딸은 그날 두 다리 쭉 뻗고 푹 잤답니다.
평정심을 가지고 딸아이의 감정을 읽어주었더니, 아이는 훨씬 마음이 가벼워진 것이지요.
그날 느꼈습니다.
아. 이게 엄마 노릇이구나.
나 그동안 엄마 코스프레 했었구나.
좋은 거 먹이고 좋은 거 입히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엄마가 아니라도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적 필요를 충족시키고 감정을 해결해주는 것은 엄마를 대신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게 엄마 역할 아닐까요?
상처받은 아이를 보며 무너지는 엄마 마음을 아이가 해결해줄 수 없습니다.
그건 엄마가 할일이지요.
친구에게 수다로 풀어보는건 어떨까요?
이래서 아이에게만이 아니라 엄마에게도 친구가 필요합니다.
내 상한 마음은, 수평적 관계의 공감을 통해 해결해보세요.
아이의 상한 마음은, 수직적 관계의 공감을 통해 해결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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